농촌선교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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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단상들

(172/173호)

 



김정호 목사 |  서울연회 안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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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올해 가을쯤이면 상황이 나아져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제2차 팬데믹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다행인지 우리나라는 수많은 의료인과 보건소 직원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수고를 힘입어 어느 정도 조절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사회, 경제, 문화, 종교의 전 영역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사달이 하루 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기에 마음 깊은 곳에는 막연한 불안이 쌓이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전의 사스와 메르스 사태는 하나의 예고편이었습니다. 바야흐로 바이러스와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이후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필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고 싶어서 사회, 경제, 인문, 종교 분야에서 나온 몇몇 신간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급조된 듯, 깊은 사색 없이 채워진 정보의 나열들이 대부분이어서 마땅한 도움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초유의 사태를 좇아 분석하고 대처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여러 담론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최근에 출간된 녹색평론172, 173호에 소개된 글들입니다. 녹색평론은 그동안 환경위기를 중심으로 사회, 경제를 아우르는 문명의 위기 담론에 천착해 왔기에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관해서도 무게 있는 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그동안 인류가 자초한 환경위기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며, 현대 사회가 구축해 온 자본주의와 세계화 시스템으로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상호작용성과 긴밀한 연계성을 가지고 있는 위 시스템의 속성상 코로나19 사태는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동시에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것으로 봅니다. 먼저 환경위기에 있어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에 따르면, 1900년만 해도 인간이 사는 땅은 지구 전체의 14%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 77%로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경작지를 넓히고 가축을 기르면서 자연을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는, 사람들의 경작지가 넓어지면서 이전에는 접촉하지 않았던 깊은 정글과 같은 자연 속에 있던 바이러스들과 접촉하게 된 것입니다. 둘째는, 경작지를 넓히고 축산을 확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지고 탄소흡수가 적어져서 지구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문제입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올라가면서 병충해,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되고 그로 인한 감염병이 전 세계에 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1도 상승할 때마다 4.7% 전염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도 지구의 온난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셋째는, 생물 다양성 위기입니다. 2019527일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발표한 생물 다양성 위기에 대한 긴급 성명서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고, 이들 중 50만 종은 생존할 수 있는 서식공간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야생생물의 서식처인 숲과 삼림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삼림면적에 해당하는 넓이가 해마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구 온도 상승까지 겹쳐져서 생물 다양성 위기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지구상의 생명체 20~30%가 사라지고 2도 상승하면 30~40%, 3도 상승하면 40~70%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구는 연간 동식물 4~6만 종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멸종 속도의 1,000배나 빠른 속도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훨씬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약 200, 어떤 통계에서는 300종이 넘는 신종 바이러스들이 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신종 바이러스들이 자주 나타나는 원인은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러한 감염병의 창궐에 범지구적인 세계화 시스템은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대의 번영을 지탱하고 있는 환경파괴와 글로벌 무역경제,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만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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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 173호에서 소개된 프랭크 스노든의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역병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비춰주는 일종의 거울입니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19 팬데믹은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한 또 다른 팬데믹, 즉 지구화한 산업, 도시화, 금융화, 글로벌 거버넌스, 무한 성장주의라는 팬데믹의 실상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는 세속화된 문명이 추구하는 거대하고 과잉적인 산업구조가 제시하는 범지구적인 신화들이 가진 취약성을 무자비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발행인 김종철은, 코로나19는 인간의 생존, 생활에 정말 필요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절대로 필요한 일을 맡은 사람들이 언제나 홀대와 모욕을 받으며 고생스럽게 생을 이어가고 있는 데 비하여,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일, 혹은 더 심하게 말하면 없어져야 마땅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는 오히려 높은 지위를 누리며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누가 어느 쪽에 속한지는 얼추 마음속으로 어림잡아 헤아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책에 소개된 글들을 읽으며 그동안 농촌선교 훈련원에서 다루어왔던 주제들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환경과 생태 친화적인 삶과 농사, 지역 순환 사회, 농민 기본 소득 제도, 기독농 지원 사업, 생명의 망 운동 등. 이 모든 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예언적 운동임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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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원 2020.09.04 15:47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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