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선교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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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은 갈등 중

김종훈 목사 | 원주성남교회


  나는 강원도 동해 태생이다. 거기서 초, 중, 고 나오고, 군 생활은 인제에서, 목회는 강원도에서 이십 여 년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활과 첫 목회지 음성 생활을 빼고는 40여 년을 강원도 물을 먹고 살고 있는 셈이다.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강원도 하면 다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노년에 한 번쯤 살고 싶어 한다. 물론 좋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도록 강원도 터줏대감처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애들 교육문제 때문에 시골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또 어떤 이들은 병원, 마트, 문화시설이 없어서 불편하다고 한다. 시골에서 아이 셋을 키우면서 등하교 시키는 것 외에는 큰 불편함은 없었다. 교통정체 없으니 30분 안에 대학병원도 갈 수 있고, 쇼핑도 하고, 다양한 문화생활도 즐긴다.

  그런데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다. 문제는 돈이다. 돈이 없다. 돈을 벌 곳도 없다. 남의 땅 여러 필지를 얻어 일 년 내내 쉬지 않고 열심히 땀 흘려도 들어간 비용 계산하면 남는 게 없다. 지금까지 배 안 곯고 살아온 게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교회에서 받는 생활비가 있었기에 버텨왔지만 월 500을 벌어도 생활비가 적자라고 하는 30대 부부의 라디오 상담 이야기를 들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농민수당을 지급하는 지자체도 생겨난다 하니, 농업인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시점으로 본다.

  나의 젊은 시절 참으로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살아 왔는데 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듯하다. 아니 더 힘들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 나이 50대 중반에 접어들며 점점 생각이 많아진다. 100세 시대라 하지만 사실 50세 이후 몸을 쓰는 일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마을에 70대 어르신들 중 여전히 많은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 보면 습관인지는 몰라도 술의 힘을 받아 하시는 듯하다. 솔직히 농촌 생활이 버거워 접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냥 주저앉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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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올해는 갈등의 연속이다. 개인적으로는 집안 내 소소한 문제로 인한 갈등, 갑질하는 공무원과 맞서야 하는 갈등, 공식 회의에서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설파하는 단체장과의 갈등, 가짜뉴스를 단체 대화방에 유포하는 선배 목사와의 갈등, 편협한 생각으로 목회자를 떠보는 교인과의 갈등, 멀쩡한 도로에 자기 땅이 조금 들어갔다고 길을 막는 토지주와의 갈등 등등. 


  거의 벼슬과 발톱을 바짝 세우고 공격태세를 갖추고 있는 싸움닭처럼 지낸 날들이 많다. 이 모든 게 내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일들일까? 내 사는 곳이 지극히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강원도라서 그런 걸까? 참는다고, 침묵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어쨌든 심하게 요동치는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일부터 해야 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온 나라가 대립과 갈등이라 하지만 시골 마을도 생각보다 정도가 심하고 심지어 욕설 등 극단적 대결 양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안 듣고, 안 보고, 입 닫고 살 수는 없는 법.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산고(産苦)라 생각하고 매일 한 걸음 한 걸음 선택해 나갈 따름이다. 

  연이은 태풍으로 농촌의 시름이 더한 이때, 들판으로 나가서 쓰러진 농작물을 세우며 마지막 수확의 손길로 바쁜 순박한 농부들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만들어질 새 세상에 대한 작은 소망을 키우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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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짓기 2019.11.02 22:03
    글 속에서 감정이 살아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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